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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단석정의 새해 인사

by #$%@#$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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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석정

단석정의 새해 인사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십만 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외에도 수십만, 수백만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그 광경을 지켜보았을 겁니다. 2024년, 한 해의 세월의 밭에는 어떤 씨앗들을 뿌릴까? 가을이 되면 독자들에게 무언가 거두어들일 것이 있는 한 해가 되도록 기원하면서 단석정의 주인은 한 해 동안 농사지을 씨앗들을 뿌려봅니다.

뿌릴 씨앗에는 영어 공부에 관한 것도 한 가지 있는데 그에 대한 소개는 다음으로 넘기기로 하고 새해 아침인 오늘은 짤막한 음악 한 곡과 시 한 수를 올리면서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음악은 레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해다>의 서두부 일부분과, 시는 고문진보

전집에 있는 사철(四時)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음악의 앞부분은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그리고 무언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을 향해 울리는 웅장하고 장쾌한 소리처럼 들립니다. 이 곡을 같은 제목으로 된 니체의 책과 연관짓지 않더라도, 소리 자체만으로도 다짐의 소리, 마음을 울리고 흔들어 깨우는 소리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음악은 연주 시간이 30분이 넘는 긴 곡이니 다 들어도 놓으나 2,3분 정도 서두부의 일부분만 들어도 충분합니다. 꼭 들어보세요.

 

사철이라고 번역되어 있는 시의 원 제목은 사시(四時)로서 사계절을 나타냅니다. 

음악에 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표현한 사계라는 뛰어난 작품이 있다면, 동양에는 바로 몇 자 안되는 글자로 사계절을 나타낸 시가 있습니다.

 

사철

 

  봄물은 못마다 가득 찼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많을시고!

  가을달은 밝은 빛을 발하고

  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낫어라!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이오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이라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하고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이라

 

전부 다해서 스무 자에 불과한 이 시는 다시 다섯 글자씩 나뉘어 각기 한 계절씩 표현하고 있습니다. 

겨우내 쌓인 눈이 녹은 물과 봄비가 연못과 저수지를 가득 채웁니다. 여름 하늘에 시원스레 떠 있는 구름은 산봉우리마다 걸려 있는 풍경이 떠오릅니다. 맑은 가을밤, 하늘 높이 떠있는 달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덮힌 겨울산에는 모든 나무가 다 시들어버린 뒤에도 외롭게 남아 푸르름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만이 빼어나 보입니다. 이 시는 도연명이 지었다고도 하고 원 작자는 다른 사람이라는 설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 시비는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저 시의 아름다움만 감상하면 됩니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는 십만 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이 TV 앞에 모여 중계를 통해 그 광경을 보았을 것입니다. 

  시골 마을 맨 끝에 자리잡고 있던 도연명의 집처럼, 오가는 이도 없고 찾아오는 자동차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늙은 부부 둘이 사는 외딴 집에도 연말을 보내기 위해 몇 년만에 전국에 흩어져 사는 자녀들이 모였습니다. 경기도 용인, 충청도 계룡, 경남 고성과 부산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모여든 숫자가 모두 스무 명이었습니다. 노부부에게는 엄청난 숫자였습니다. 먹고, 떠들고, 웃고... 열여섯 살부터 네 살박이 아이에 이르기까지 손주들이 발표하는 노래와 춤 등의 재롱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16년의 세월 동안 지은 농사치고는 괜찮은 수확입니다.

다시 한번 새해 한해를 축복하고 좋은 수확이 있기를 기원하는 인사를 드립니다. 단석정 주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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