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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단석정(丹石亭)의 금서(琴書)

by #$%@#$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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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석정의금서
단석정

단석정(丹石亭)의 금서(琴書)

 

나에겐 작은 서재가 하나 있다. 난 그 서재에 단석정이란 이름을 붙였다. 채근담에 이런 글이 있다. 좌유금서(坐有琴書)면 변성석실단구(便成石室丹丘)니라. 번역한즉, 앉아 있는 곳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곧 신선의 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거기에서 丹과石 두 글자를 취하여 단석정(丹石亭)이라 이름 지었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지족자(知足者)는 빈천역락(貧賤亦樂)이라 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해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몇 권 안되는 애독서와 즐겨 듣는 음악 CD 몇 개가 전부인 작고 소박한 서재에 이름까지 지어주는 것이 과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서재는 큰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나이 75세, 게다가 만성신부전증으로 체중이 15kg 이상이나 빠진 상황에서 무엇을 시도하거나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나, 이 일을 하기로 한 것은 몇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을 평생토록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요,

둘째, 다른 사람들과 꼭 나누고 싶은 몇가지 얘기들 때문이다.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에 이르기를 여군일석화(與君一夕話)는 승독십년서(勝讀十 年誓)라. 그대와 더불어 하루 저녁 나눈 대화는 십 년 동안 읽은 책보다 낫도다라고 했듯이 단석정에 올린 음악이나 책에 관한 내용에서 공감대가 맞는 것이 있어 한 사람의 대화자라도 만날 수 있다면 내가 바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되었다고 보겠다.  굳이 꼭 누구를 만나지 않더라도 누군가 여기서 음악이나 책에 대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간곡한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어딘지 낯선 시도인 듯한 이 시리즈가 단석정을 찾는 구독자들에게 보람을 안겨 주기를 바라면서 모든 분들을 환영해 마지 않는다.  

 

                                                                            단석정  주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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