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헝거리 환상곡
새벽 5시 55분전축의 시간은 늘 세팅되어 있었다. 어둠을 깨우는 소리, 잠든 혼돈을 흔들어 일으키는 소리,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하나로 뭉쳐 조용하고 힘차게 잠든 세계를 깨운다. 나 또한 잠든 의식의 세계로 부터 서서히 음악 소리에 맞춰 현실 세계로 넘어 온다. 조용하게 시작된 작은 음의 선율은 점점 은 더 이상 커지면서 힘을 더한다.
소리의 힘은 더 이상 조용한 세상, 잠의 세계에 머물러 있도록 놔두지 않는다. 거부할 수 없는 소리의 힘에 밀려, 나는 잠에서 완전히 깨어난다. 이제 비로서 어둠과 혼돈에서 깨어날 때로다. 이 환상곡은 단석정을 세상에 알리면서 서곡으로 올리기에 적절한 음악이 아닌가 생각된다.
헝거리환상곡 123번,리스트는 19곡의 랍소다(광시곡)를 작곡했는데 그 가운데 14번째 곡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된 환상곡이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곡들이 있으니 적절한 곡을 택하여 들으면 되겠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90-4
단석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는 것을 알게된 아내는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비쳤다. 이때다 싶어 얼른 한 곡을 들려 주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90의4, 반응은 기대한 대로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왠만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듣지 않는데 비해 이 곡은 채 끝나기도 전에 숭어나 은파 같은 곡들을 추천하기까지 했다.
필자가 오십대에 접어들었을때 업무 관계로 뉴욕에 6개월여 체류한 적이 있었다. 근무지가 맨해튼이었던 데다가 주로 일을 보는 곳이 브로드웨이 30-40번가에 이르는 중심가였기 때문에 흥미 있는 여러가지 구경 거리에 접할 수 있었다.
어느날 점심 식사를 마치고 34번가로 기억되는 거리의 어느CD 매점에 들른 적이 있었다. 매장 안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귀를 매료시키는 곡에 이끌렸다. 나도 모르게 점원에게 다가가 눈짓으로 스피커를 가리키며 지금 나오는 곡이 무슨 곡이냐는 시늉을 했다. 점원은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매장에 있는 한 유리 케이스 안에서 CD를 하나 커내어 건냈다. 아마도 그렇게 CD를 사가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었다.
그후로 그 CD는 베스트 청취곡의 하나가 되었으며 듣고, 또 듣고를 수도없이 반복하여 90-4는 외우다시피 나의 애청곡이 되었다.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그 곡을 들으면 브로드웨이가 떠오르고 인생 여정에서 흘러간 일들이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간다. 피아노곡 4개의 즉흥곡 op90 (D899), 피아노곡 4개의 즉흥곡 op142 (D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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